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를 맞으면서,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긴 돌봄 여정에 놓인 돌봄 가족의 심리적,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가족이 직접 요양하는 경우 하루 1시간만 지원받는 제도적 한계와 매달 100만 원 이상 ‘훌쩍’ 넘는 간병 및 소모품 비용은 돌봄 가족에게 막대한 부담을 지우고 있습니다. 돌봄 가족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덜고, 지속 가능한 돌봄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3가지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합니다.
‘사랑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돌봄 가족의 고통
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는 원○○ 씨(57)의 사례는 치매 돌봄 가족이 겪는 어려움의 현주소를 보여줍니다. 15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어머니(92)의 돌봄은 곰팡이가 핀 밥솥과 속옷 차림으로 마을을 배회하는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마당에서 이불과 신발이 타는 긴급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원 씨는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5년 전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기로 결정했습니다.
- 24시간 돌봄의 무게: 어머니가 와상 상태가 되면서 체위 변경을 위해 두 시간 이상 혼자 둘 수 없는 24시간 돌봄이 시작되었습니다. 원 씨는 “돌봄이 24시간 이어지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 더욱 막막하다”고 토로합니다.
- 불합리한 제도적 공백: 원 씨는 하루 6시간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국가 지원 시간은 4시간뿐입니다. 월 35만 원의 본인 부담금 외에 추가 2시간에 대한 비용(시급 1만 3천 원)을 지불합니다. 더 큰 아이러니는 가족이 직접 요양하는 경우 하루 1시간만 요양 시간이 인정된다는 점입니다. 보험설계사인 원 씨는 “남의 부모를 돌보면 4시간 수당을 주면서, 내 부모를 돌보는 건 1시간만 인정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 월 150만 원의 경제 부담: 기저귀, 경관유동식, 의료 소모품 등의 비용까지 더해지면 매달 고정 지출이 150만 원을 넘어서며 돌봄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가족요양 인정 시간 확대 및 공적 시설 확충
돌봄 가족의 소득 공백과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현행 제도상의 불합리한 시간 인정 기준을 현실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공 시설을 확대해야 합니다.
- 가족 요양 인정 시간 확대: 원 씨는 가족 요양 인정 시간을 하루 4시간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돌봄 가족에게 최소한의 경제적 지원과 공식적인 돌봄 노동 인정을 통해 숨 쉴 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공공 요양원 확대: 시립 요양원은 약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믿음이 가지만,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이라는 현실 때문에 이용 자체가 어렵습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공 요양원을 대폭 확대하여 돌봄 가족에게 실질적인 ‘선택지’를 제공해야 합니다.
조기 발견을 위한 ‘찾아가는 선별·통보 체계’ 구축
치매는 환자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병세 진행을 늦추는 핵심입니다.
- 찾아가는 치매 선별·통보제 도입: 원 씨는 지자체가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하여 치매 이상 징후를 가족에게 알려주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돌봄 가족이 직접 복지 정보를 찾아 헤매지 않도록, ‘찾아가는 치매 선별·통보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 국가 검진 항목에 인지 기능 선별 검사 포함: 나○○ 씨의 사례처럼, 가족이 인지 장애를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병원 입원 중의 실수였던 것처럼,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인지 기능 선별 검사를 포함시켜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건복지부의 치매 관리 사업 지침]을 보면 이러한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의료 행위 허용 범위 확대 및 공적 돌봄 활용법
돌봄 가족이 겪는 막막함은 제도의 경직성에서도 비롯됩니다. 특히 와상 환자 돌봄 시 필요한 의료 행위에 대한 제한은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 제한적 의료 행위 허용 및 교육 강화: 석션(가래 흡인기)조차 의료 행위로 간주되어 보호자가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은 문제가 됩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제한적으로 의료 행위를 허용하고, 보호자 교육을 강화하여 안전하게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주간보호센터 활용: 나 씨의 시어머니처럼, 주간보호센터와 같은 공적 돌봄 서비스는 환자의 건강 유지(활동 및 사회성)뿐만 아니라 돌봄 가족에게 낮 시간 동안의 **’숨 쉴 틈’**을 제공합니다. 하남베스트데이케어센터의 사례처럼, 전문 인력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은 환자의 표정까지 변화시킵니다. 돌봄 가족은 죄책감을 버리고 치매를 빨리 인정하고 대응하여 이러한 공적 돌봄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돌봄 가족이 말합니다. “돌봄은 사랑만으로는 버틸 수 없어요. 제도가 뒷받침돼야 비로소 숨 쉴 틈이 생깁니다. 나 혼자 감당하는 돌봄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돌봄이라면 그 무게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긴 여정 같은 치매 돌봄이 하루하루 존중받으며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개편이 절실합니다.
백승리 기자(report@senioredup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