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된 가운데, 어르신이 이웃 어르신을 돌보는 ‘통합돌봄 보살펴드림’ 노인일자리 사업이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할 핵심 인프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3만 명이 넘는 시니어들이 활동하며 고독사 예방부터 건강관리까지 지역사회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보살펴드림, 시니어 전국 3만 명 돌봄 파트너 주체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발맞추어 돌봄 현장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도입한 ‘통합돌봄 보살펴드림’ 을 ‘우선지정일자리’로 지정해 운영한 결과,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총 3만 675명의 어르신이 지역사회 돌봄의 주체로 나서 활발히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급증하는 돌봄 수요를 기존의 요양 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풍부한 인생 경험과 역량을 갖춘 노인 인력이 직접 이웃의 취약 노인을 보살피는 ‘노노(老老)케어’ 형태의 일자리가 강력한 대안으로 안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소득 보전용 일자리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돌봄 사각지대를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강관리가 전체의 86% 차지, 예방적 돌봄 주력
통합돌봄 보살펴드림 사업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활동 분야를 분석한 결과, 보건·의료적 성격이 큰 예방적 돌봄에 대한 수요가 기징 큰 것으로 드러났다. 직무 유형별 참여 현황을 살펴보면 자가 건강체크, 복약 지원, 정서적 안부 확인 및 병원 동행 등을 담당하는 ‘건강관리’ 분야가 26,419명으로 전체의 86.1%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영양 결핍 우려가 있는 취약 가구에 밑반찬이나 도시락을 제조해 배달하는 ‘식사 지원’이 2,043명(6.7%)이었으며, 사전조사표를 바탕으로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위기가구 발굴’이 1,145명(3.7%)을 기록했다.

또한 가스·전기 점검이나 안전손잡이 설치 등 주거 안전을 도모하는 ‘주거환경 개선’이 545명(1.8%), 대형 이불 등을 세탁하며 안부를 확인하는 ‘위생 지원’이 523명(1.7%) 순으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데이터는 돌봄 대상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영역이 다름 아닌 일상적 건강 모니터링과 만성질환 관리 보조 등 밀착형 건강관리 서비스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지역별 맞춤형 모델의 고도화
본 사업은 천편일률적인 사업에 그치지 않고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리적·인구학적 특성과 주민 수요를 적극 반영한 로컬 맞춤형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우수 사례로 대구광역시의 ‘고독사예방 게이트키퍼’는 고립된 취약 가구를 발굴해 모니터링함으로써 지역사회 안전망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의 ‘위기노인 보호상담 지원’은 우울척도 검사를 통해 고위험군을 전문기관에 조기 연계하는 정서적 안전판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전북 전주시의 ‘전주통합돌봄서포터즈’는 2인 1조로 수혜자 가정을 방문해 체온 측정과 건강 점검, 인지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리적 한계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대중교통 이용과 접수·수납 등 병원 이용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는 ‘아름동행 병원동행 매니저’가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경남 밀양시의 ‘고쳐드림’ 사업은 신노년층의 기술적 경력을 활용해 집수리와 소방 안전 점검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공공이불빨래방’ 역시 대형 빨래 수거 및 배달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취약계층의 안부를 확인하는 융합형 복지 모델로 자리 잡았다.
지속 가능한 복지 생태계 구축의 과제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전국 현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통합돌봄 연계 노인일자리 사업이 장기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제도적 뒷받침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오는 9월까지 일선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직무매뉴얼’을 개발해 배포하고, 10월에는 지자체와 일자리 수행기관을 대상으로 대규모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운영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나아가 2027년부터는 일자리 수행기관 평가 시 통합돌봄 사업 실적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지자체의 자발적 참여와 사업 질 향상을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유인책도 마련한다. 학계와 현장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초고령사회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돌봄 노동의 만성적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참여 어르신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직무 교육과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대비책을 더욱 꼼꼼히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통합돌봄 보살펴드림’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은 수혜자와 제공자 모두가 노인인 초고령사회에서 상호 호혜적인 돌봄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능성의 지표가 될 것이다.
글 | 백승리 기자(report@senioredup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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