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은 우리 사회의 돌봄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핵심 가치입니다. 2026년 3월, 우리나라 사회복지 현장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바로 ‘돌봄통합 지원법’의 본격 시행입니다. 이 법은 기존의 분절된 돌봄 서비스를 통합하여, 국민 누구나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의료·요양·복지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현장에서는 기대와 동시에 현실적인 우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과연 지역사회 기반 통합돌봄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통합돌봄 지원법의 핵심 목표: 무엇이 달라지나?
통합돌봄 지원법은 기존의 복지·의료·요양 서비스가 각각의 시스템과 기준에 따라 개별적으로 운영되면서 발생했던 비효율성과 서비스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 법이 추구하는 변화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역사회 돌봄 네트워크 구축: 지역 내 복지, 의료, 요양, 주거, 교통 등 다양한 돌봄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돌봄을 집과 가까운 곳에서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통합돌봄지원센터 설립: 시·군·구 단위에 지역사회 통합돌봄지원센터를 설치하게 됩니다. 이 센터는 돌봄이 필요한 국민의 초기 상담, 필요도 평가, 맞춤형 서비스 연계를 총괄하는 통합 창구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로써 서비스 이용의 편의성과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돌봄정보 플랫폼 운영: 개인의 돌봄 필요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기반하여 가장 적합한 통합돌봄 서비스를 추천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운영됩니다. 정보의 투명성과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위한 필수 인프라입니다.
- 민관 협력 및 참여 강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관,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가 협력하여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법적 체계를 정비합니다. 이는 통합돌봄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입니다.
이처럼 법은 ‘지역사회 기반 통합돌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즉, 불필요한 시설 입원을 줄이고, 개인이 살던 곳에서 존엄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현장의 기대와 통합돌봄 현실적화 우려 요소
지난 위드캔복지재단 포럼에서 현장 전문가, 사회복지사, 학계 전문가 등 200여 명은 이 법의 의미와 실천 과제를 논의했습니다.
위드캔복지재단 전선영 이사장(용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이 법은 요양과 의료, 복지의 연계를 포함한 지역돌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민과 관이 함께 아우르는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제도 이해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법의 이상과 현실 간의 괴리에 대한 우려가 여전합니다.
- 지역별 인프라 불균형: 통합돌봄지원센터 설립 및 운영, 그리고 이를 이끌어갈 전문 인력 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농촌이나 재정이 취약한 지역이 많습니다. 서비스의 지역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복잡한 서비스 연계: 의료, 요양, 복지, 주거 등 수많은 기관과 시스템이 협력해야 합니다. 이질적인 시스템 간의 정보 공유 표준화와 업무 조율이 매우 복잡하여 현장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복지 서비스 연계의 해외 사례를 참고하면 국내 상황과의 비교 분석이 가능합니다.
- 재정 확보 및 지속 가능성: 지자체와 민간기관의 초기 투자 및 지속적인 운영에 필요한 재정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 주요 걸림돌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재정 확보 방안이 요구됩니다.
성공적인 통합돌봄 정착을 위한 핵심 과제
법 시행이 통합돌봄의 자동적인 실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성공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법적 기반 위에 실질적인 실행 동력을 마련해야 합니다.
- 민관 실질 협력 체계 구축: 단순한 협의체를 넘어, 서비스 영역별 실질적인 업무 분담과 책임 소재가 명확한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지역사회의 소규모 자원까지 끌어안는 통합적 거버넌스가 필수입니다.
- 통합돌봄 전문 인력(케이스매니저) 양성: 분절된 서비스를 총괄하고 개인의 욕구를 다차원적으로 평가하여 맞춤형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통합돌봄 전문가나 케이스매니저의 양성과 배치가 가장 시급합니다. 이들은 통합돌봄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지역사회 케어 매니지먼트의 역할에 대한 내용은 내부 자료를 통해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디지털 플랫폼의 고도화: 다양한 기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매칭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의 고도화가 필수적입니다.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인 돌봄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 지역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운영: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 등 지역별 인프라 및 인구 특성을 고려하여 통합돌봄 모델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일률적인 기준 대신, 각 지자체의 특성을 반영한 운영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초기에는 선도 사업 지역을 중심으로 노하우를 축적하고, 점진적으로 확산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조언합니다.
통합돌봄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길
내년 3월 시행될 돌봄통합지원법은 우리 사회의 돌봄 패러다임을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바꾸려는 중요한 진전입니다. 전문가들은 통합돌봄이 이상적인 목표지만, 현실화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정부, 지자체, 그리고 민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통합돌봄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그 답은 ‘가능하다’입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 법 제정을 넘어선 현장 인프라 확충, 전문 인력 양성, 안정적인 재정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도 민관이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며, 지역사회 기반 통합돌봄의 성공 여부는 시행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국민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 중대한 변화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백승리 기자(report@senioredup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