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가 2026년 5월 7일 ‘간호요양돌봄 통합지원센터’를 개소하며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돌봄 체계 구축에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이는 방문간호를 필두로 의료와 돌봄의 경계를 허물고 개별 기관의 한계를 극복하여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간호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지역사회 돌봄의 가교’, 현장 밀착형 원스톱 지원 플랫폼 가동
대한간호협회는 2026년 5월 7일 서울연수원에서 분절된 의료와 돌봄 잇는 ‘간호요양돌봄 통합지원센터’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협회 정책국 산하에 신설된 이 센터는 재택간호, 재택의료, 지역사회 돌봄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수요자 중심의 통합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방문간호 기관의 창업 단계부터 경영 컨설팅, 서비스 품질관리, 그리고 대국민 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실무적 거점이다.
이날 행사는 현판 제막식과 설립 경과보고를 비롯해 전국 지부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이대영 중앙사회서비스원 혁신부장의 특강을 통해 공공과 민간의 협력 모델 구축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이는 센터가 단순한 행정적 지원 기구를 넘어 간호와 요양, 돌봄을 연계하는 새로운 모델을 현장에서 실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 정책을 제안하는 ‘정책 허브’로 기능하겠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영세성·품질 저하의 이중고, 방임된 방문간호 인프라의 쇄신
이번 센터 출범의 기저에는 현재 우리사회가 직면한 방문간호 생태계의 척박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한 현재 상황에서 노인들이 요양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자신이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게 하려는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는 국가적 핵심 과제가 되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자택을 직접 찾아가 의료적 처치와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방문간호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장의 상황은 여전히 구조적 모순에 갇혀 있다. 국내 대다수의 방문간호 기관은 자본력과 전문 인력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 형태로 운영되어 자생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더불어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품질관리 시스템의 부재는 지역 및 기관별 서비스 질의 심각한 편차를 초래했고 이는 낮은 대국민 인식으로 이어져 양질의 인력 유입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낳았다. 결국 개별 기관의 자력 갱생에 의존하던 기존의 방임적 구조를 타파하고 중앙 차원의 인큐베이팅과 철저한 품질 보증 시스템을 도입해야만 지역사회 돌봄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절박함이 이번 센터 설립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공공·민간의 결합과 분절된 보건복지 체계 통합의 과제
보건의료계와 복지 전문가들은 통합지원센터의 출범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분절된 의료와 돌봄 체계를 어떻게 화학적으로 결합할 것인지에 대해 날 선 쟁점을 제기한다. 현재 한국의 시스템은 의료법에 근거한 병원 중심의 치료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등에 기반한 지자체 중심의 돌봄이 엄격히 분리되어 운영된다.
신경림 간호협회 회장 역시 간호와 돌봄이 분절적으로 운영되며 서비스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퇴원 후 지역사회로 복귀하는 환자들이 의료와 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현상이 빈번하다. 이해관계자들은 센터가 성공하기 위해 기존 요양보호사 중심의 일상적 돌봄과 간호사 중심의 전문적 의료 처치 간의 치밀한 업무 조율 및 다직역 간 협력 거버넌스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일부에서는 민간 단체의 주도적 행보가 직역 간 갈등으로 비칠 우려를 제기하며 중앙사회서비스원이나 지자체 등 공공 영역과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현장 실무자들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방문간호 분야에 강력한 구심점이 생겼다는 점에 주목하며 민관 협력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향후 정부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로드맵의 실효성을 담보할 강력한 지렛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간호요양돌봄 통합지원센터의 개소는 단순한 직능 단체 산하 기구의 신설을 넘어 우리나라 보건의료 복지 패러다임이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전환되고 있음을 선언하는 중대한 이정표가 된다. 방문간호 현장의 고질적인 영세성과 서비스 질 저하 문제를 민간 전문가 집단이 주도하여 공적 영역과 함께 풀어나가겠다는 시도는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 실험이 절반의 성공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간호요양돌봄 통합지원센터 의 역할이 창업 컨설팅이나 기초적 품질 관리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다시말해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지역사회 노인들의 의료 및 돌봄 수요를 온전히 감당하려면 지자체의 보건복지 행정망과 지역사회 일차 의료기관 간의 의료 및 복지 데이터 연계와 시스템적 통합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는 센터가 앞으로 축적할 현장의 실증적 데이터와 정책 제안을 적극 수용하여 비현실적인 방문간호 수가 체계를 개편하고 통합돌봄의 확고한 법적 제도적 근거를 정교하게 완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 파편화된 의료와 돌봄의 조각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이 통합의 실험이 초고령사회를 마주한 대한민국의 존엄한 노후를 지탱할 견고한 사회적 방파제로 굳건히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글 | 백승리 기자(report@senioredup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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