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대수명 83.7년 역대 최고 기록… 병상 과잉·의사 부족 등 의료 불균형 심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6’ 분석 결과,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7년으로 OECD 평균을 상회하며 높은 보건 수준을 보였으나, 병상 및 고가 의료장비의 과잉 대비 임상 의사 수 최하위권 유지, 연간 외래 진료 횟수 최고치 기록 등 보건의료 자원 공급과 이용 측면의 구조적 불균형이 확인되었다.

기대수명 83.7년 및 회피가능사망률 지속 감소세, 자살률은 21년째 OECD 최고치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OECD 보건통계 2026’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7년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81.2년보다 2.5년 긴 수치이며,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스위스(84.2년)와의 격차는 0.5년에 불과하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80.8년, 여성은 86.6년으로 OECD 평균(남성 78.7년, 여성 83.8년)을 모두 앞섰다.

또한 예방 활동이나 적시 치료를 통해 막을 수 있는 ‘회피가능사망률’은 2023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139.0명으로, OECD 평균인 208.8명에 비해 낮았다. 구체적으로는 예방가능사망률이 95.0명, 치료가능사망률이 44.0명으로 파악되었다. 한국의 회피가능사망률은 2013년 194.0명, 2018년 154.0명, 2023년 139.0명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3.3%씩 감소해 왔다. 영아사망률 역시 출생아 1,000명당 2.4명으로 OECD 평균(4.2명)을 밑돌았다.

반면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4.8명(2023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인 10.9명의 2.3배에 달하며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자살사망률인 23.2명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남성 자살사망률은 35.9명, 여성은 15.2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로써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자살률 부문에서 장기간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결과적 흐름을 나타냈다.

병상·장비 인프라는 OECD 평균 대비 최고 3배, 의사·간호사 인력 수급은 최하위권 대조

의료 현장의 인프라는 과잉 수준인 반면, 인력 수급은 임상 의사를 중심으로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는 대조적 구조가 확인되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5개로, OECD 평균(4.2개)의 약 3.0배에 달해 회원국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급성기 치료 병상은 인구 1,000명당 7.4개로 OECD 평균(3.4개)의 2.2배 수준이었다. 고가 의료장비 보유량 역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는 인구 100만 명당 39.3대(OECD 평균 21.5대),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는 46.7대(OECD 평균 31.5대)로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보건의료 인력 부문에서는 지표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의사를 포함한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OECD 평균인 4.0명에 크게 못 미치며 코스타리카(1.7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인구 10만 명당 의학계열 졸업자 수 역시 7.3명으로 OECD 평균(15.3명)의 절반 이하 수준에 그쳤다. 임상 간호인력 수는 인구 1,000명당 9.8명으로 OECD 평균(9.7명)과 유사한 편이나, 조무사를 제외한 실제 임상 간호사 수는 1,000명당 5.5명에 불과해 OECD 평균(8.8명)보다 3.3명 적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간호대학 졸업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45.5명으로 OECD 평균(34.7명)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활동 인력과의 괴리가 발생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연간 외래 진료 17.9회 세계 최고 수준, 가계부담 높고 의료비 연평균 8.5% 급증

한국 국민들의 의료 서비스 이용 빈도는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경향을 유지했다. 2024년 기준 국민 1인당 의사 외래 진료 횟수는 연간 17.9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으며 이는 OECD 평균(6.6회)의 약 2.7배에 달한다. 또한 환자 1인당 병원 전체 평균재원일수는 17.9일로, 일본(25.6일)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고, 이는 OECD 평균(7.9일)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이다. 급성기 치료를 위한 평균재원일수도 7.3일로 OECD 평균(6.4일)보다 길었다. 이와 함께 제왕절개 건수는 출생아 1,000명당 639.6건으로 OECD 평균(306.6건)의 약 2.1배를 기록하며 가입국 중 가장 높았다.

의료 이용량의 증가는 경상의료비 지출 확대로 고스란히 연결되었다. 202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의료비 비중은 8.5%로 OECD 평균(9.3%)보다는 낮았으나, 국민 1인당 경상의료비는 5,098.7 US$ PPP를 기록해 지난 10년간 연평균 8.5% 증가하며 OECD 평균 증가율(6.1%)을 상회했다. 특히 의약품 판매액은 국민 1인당 1,041.2 US$ PPP로 OECD 평균(708.5 US$ PPP)보다 332.7 US$ PPP 많았다. 아울러 경상의료비 중 가계직접부담 비중이 30.9%로 OECD 평균(19.1%)을 크게 웃도는 반면, 정부 및 의무가입제도 재원 비중은 59.8%로 OECD 평균(75.2%)보다 낮아 환자 개인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재원 구조적 특성을 보였다.

고령화 대비 부족한 장기요양 인력, 정부는 보장성과 재정 부담 조율

고령화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장기요양 부문의 수요와 재정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2024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장기요양 돌봄 수급자 비율은 재가 9.1%, 시설 2.7%로 아직은 OECD 평균(재가 11.2%, 시설 3.6%)을 밑돌고 있다. 그러나 노인 인구의 자연 증가와 보장성 확대 정책에 힘입어 지난 10년간 장기요양 수급 비율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재가 수급자 비율은 2014년 4.5%에서 2019년 6.9%, 2024년 9.1%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공식 장기요양 돌봄 종사자 수는 65세 이상 인구 100명당 5.4명으로 증가해 OECD 평균(5.4명)과 동률을 이뤘다.

6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요양병원 병상 및 장기요양시설 침상 수의 합은 51.2개로 OECD 평균(41.2개)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급격한 수요 증가 속에서 보건의료계와 정부 부처 간의 입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급성기 및 만성기 병상의 과잉 공급을 통제하고 의사 정원을 증원해 필수의료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대 정원 증원이 장기적으로 의료비 급증과 건강보험 재정 고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상충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국제기구와의 통계 협력 및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보건의료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기본 방향을 고수하는 한편, 가계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보장성 강화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유지 사이에서 조율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이번 ‘OECD 보건통계 2026’ 발표 이후 보건복지부는 통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의료 격차 해소 및 필수 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특히 향후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 수립과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의 재정 전망 조정 등 주요 정책적 타임라인이 예정되어 있어, 인력 수급 불균형과 경상의료비 증가율 억제를 둘러싼 구체적인 입법 및 시행령 개정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승리 기자(report@senioredup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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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의 일부 이미지는 생성형AI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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