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합동 ‘노후주택 화재 안전 대책’ 발표… 전기점검 의무화, 연기감지기 444만 세대 추가 보급

정부가 반복되는 노후주택 화재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노후주택 화재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나선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9월 22일, 스프링클러 미설치 노후 아파트에 대한 전기안전점검 의무화와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 일반세대 전면 보급을 골자로 하는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부산 아파트 화재로 아동 4명이 사망한 사고와 올해 2월 서울 은마아파트, 7월 은평구 연립주택 화재 등 노후주택 참사가 잇따른 데 따른 예방 및 대응체계 전면 개편 작업이다.

전기·가스 사전 점검 체계 법제화… 2027년 노후 공동주택 의무 점검 및 2029년 아크차단기 주택 확대

정부는 노후주택 내 화재 발생 원인을 차단하기 위해 전기 및 가스설비의 사전 점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7년부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공동주택이 전기안전점검 의무 대상에 공식 포함된다. 점검 과정에서는 기존 단순 전기배선 확인 수준을 넘어, 개별 세대의 콘센트와 멀티탭 과부하 여부 등 실제 생활 속 화재 위험 요소까지 정밀하게 진단한다.

또한, 전기와 소방 분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 점검 체계를 구축해 화재 위험 요인 진단과 컨설팅을 동시에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기 불꽃으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 아크차단기 설치 의무 대상을 현행 물류창고와 전통시장에서 오는 2029년까지 주택 전반으로 단계적 확대 지정한다.

가스 분야에서는 노인, 장애인, 아동 등이 거주하는 화재 취약가구를 대상으로 연간 1만 4,000세대에 가스 타이머콕 설치를 지속 지원하며, 기존 단독주택에만 한정됐던 노후 LPG 고무호스의 금속 배관 교체 사업 대상을 공동주택까지 확장해 화재 예방 범위를 넓힌다.

보호자의 부재 등으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완화하기 위해 야간 시간대에 운영되는 마을돌봄시설을 현재 341개소에서 2027년까지 393개소로 확충하고 관련 돌봄 인력도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또한 주민들이 스스로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점검을 요구할 수 있는 ‘화재안전점검 주민신청제도’를 도입하여, 2027년 제주와 인천에서 시범 운영한 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화재 조기 인지 장치 보급 확대… 8,000원대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 일반세대 444만 가구 추가 지원

정부 통계에 따르면 주택 화재 사망자의 72%가 화염이 아닌 연기 흡입에 따른 질식사로 규명됐다. 이에 정부는 화재 초기에 신속한 대피를 가능하게 하는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 보급 대상을 일반 세대까지 전면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소급 적용이 어려운 노후 주택의 특성상, 배관 공사와 예산 소요가 큰 스프링클러 대신 저비용 고효율 대안을 선택한 것이다.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는 개당 약 8,000원 수준으로 설치가 매우 용이하며, 열 감지 방식보다 훨씬 조기에 화재 연기를 포착하여 85데시벨 수준의 경보음을 내기 때문에 피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소방청이 추산한 스프링클러 미설치 노후 주택은 전국적으로 약 897만 세대에 달한다.

기존에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화재 취약세대 453만 가구만을 대상으로 선별 보급이 이뤄졌으나, 이번 대책을 통해 나머지 일반세대 444만 가구까지 연기감지기 보급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2026년 10월부터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과 공익광고를 통한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하며, 명절 선물로 연기감지기를 전달하는 등 국민 자율 설치 유도 방안을 마련한다.

유통망 개선을 위해 농협과 협의하여 2027년부터 전국 하나로마트에서 소화 용품 구매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편의점 등으로 판매처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급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올해 10월부터 전남 나주와 구례 지역에서 보급 시범 사업을 실시한 뒤, 2027년 광역 단위, 2028년 전국 단위로 적용 범위를 전면 확대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지자체별 보급 노력도를 2027년부터 정부 재난관리평가 지표에 정식 반영하기로 했다.

초기 진압 수단 강화… 스프링클러 대체용 ‘자동확산소화기’ 시범 적용 및 국비 지원 예산 편성

기존 노후 아파트나 빌라 등 스프링클러 배관이 구비되지 않은 주택의 초기 진압 능력 보강을 위해, 화재 시 자동으로 소화 약제를 분사하는 ‘자동확산소화기’ 보급 사업이 본격화된다.

자동확산소화기는 대당 설치 단가가 3만 원 선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예산 투입 대비 소방 안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다. 정부는 우선 2026년 하반기 서울 지역 내 3만 9,000가구를 대상으로 자동확산소화기 시범 보급 사업을 개시한다. 이후 2027년에는 지방자치단체와의 매칭을 통한 지방 연계 보급 사업으로 전환하고, 2028년부터는 정식 국비 예산 지원을 편성해 전국의 미설치 공동주택으로 전면 확대해 나갈 구상이다.

각 개별 아파트 단지에서 자발적으로 소방 인프라를 보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도 함께 수반된다. 정부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납부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을 각 세대 내 자동확산소화기 설치 및 교체 비용으로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관리법 등 관련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2027년까지 개정하여 법적 근거를 명확히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노약자나 아동 등 일반 분말소화기 조작이 어려운 피난 약자들을 위해 조작법이 간편한 스프레이형 소화기나 던져서 불을 끄는 투척용 소화기 등 휴대용 및 간이 소화용품의 보급과 활용법 교육도 전방위적으로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피난 정보 전달 체계 고도화… 2028년까지 아파트 피난시설 정보플랫폼 전국 구축 완료 예정

정부는 화재 조기 인지와 초기 진압 단계 이후 최종 단계인 ‘안전한 대피’의 성패가 인명피해 규모를 결정한다는 판단에 따라 피난 역량 강화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노인이나 장애인 등 자력 대피가 곤란한 피난 약자가 화재 발생 상황을 즉시 인지하고 구체적인 피난 경로를 실시간으로 안내받을 수 있도록 ‘119 안심콜 서비스’ 가입 대상을 집중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거주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공동주택 단지의 정확한 대피 공간, 완강기 위치, 경량 칸막이 및 하향식 피난구 등 피난 시설의 세부적 위치와 올바른 사용 방법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 플랫폼을 오는 2028년까지 완비해 대국민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외에도 소방청 산하 소방훈련지원센터와 연계해 아파트 입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실전형 소방 합동 대피 훈련과 맞춤형 소방 안전 컨설팅을 2026년 9월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파트 복도나 비상구 계단 등 피난 통로에 물건을 적치하는 등 피난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소방 당국의 불시 점검 강도를 한층 높이고, 비상구 폐쇄 등 소방 위법 행위에 대한 주민 신고 및 포상 제도를 정착시켜 민간 차원의 상시 감시 체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번 관계부처 합동 ‘노후주택 화재안전 관리 강화 대책’은 단순 권고나 일시적 예산 투입에 그치지 않고, 전기안전점검 의무화 법 개정과 장기수선충당금 활용 근거 마련 등 제도적 보완을 병행하는 장기 타임라인을 명시했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지자체 재난관리평가와 연계해 정책 실효성을 확인하고, 부처별 세부 실행 과제들의 추진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관리할 방침이다. 소방법 및 공동주택 관리 제도의 연쇄적 개정과 함께 2027년 광역 단위 및 2028년 전국 단위로 이어지는 로드맵의 안착 여부가 향후 노후 주택 인명사고 저감의 실질적 지표가 될 전망이다.

백승리 기자(report@senioredupro.com)

건강·복지에 대한 다양한 소식은 [건강·복지 섹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기사의 일부 이미지는 생성형AI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댓글 남기기